(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원 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이같이 말한 뒤 “중국은 그 결과(결정된 입장)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민군 국제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 “이 사건은 매우 복잡하며 1차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중립적 태도를 취해 왔다. 따라서 원 총리의 이날 언급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판단이 서면 북한을 두둔해 온 중국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00분간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합조단의 조사결과 자료를 들고 북한의 수출무기 카탈로그에 수록된 어뢰의 설계도와 천안함 침몰 지역에서 발견된 어뢰 추진체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번만큼은 중국이 북한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향후 조치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도 “회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이 대통령의 조사결과 설명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으며 이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 사태를 적정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하며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원 총리가 다른 방식의 또 다른 국제조사를 제안하거나 북한의 메시지를 가져오지는 않았다”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우리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한 만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장관 레벨 등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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