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럽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의 체력이 훨씬 튼튼한 데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번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가 어디까지 전이되는가 하는 부분"이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으로 번진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연구원은 "다만 EU나 IMF가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기가 유럽 전체로 번지기 전에 정리된다면 국내 금융시장도 기존 흐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발 위기로 루비니 등 비관론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유럽보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훨씬 안정적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전개 과정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위기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채권시장도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필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이 요동치겠지만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며 "금리 인상이나 출구전략 시행 시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은 "북유럽과 남유럽은 경제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로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국내 기업의 아시아 지역 수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정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정부가 위기에 따른 파급 효과를 제한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환율과 주식, 채권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물 쪽에서는 저가 매수 심리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올 들어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7일 '비상금융 합동대책반회의'를 열어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국내 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지만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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