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기주 기자) 대졸 남성 설계사와 고수익 변액보험 상품 등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던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면서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9 회계연도 3분기 말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20.8%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고객이 보험계약을 해지한 금액(효력상실 해약)의 비율도 국내 생보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다.
생보협회가 공시한 생보사들의 영업 현황을 살펴 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PCA생명의 신규계약 대비 해지 비율은 151%를 기록했다.
새로 계약한 금액보다 해약한 금액이 50% 이상 많았다는 뜻이다.
뉴욕생명의 해지 비율도 87.7%로 높았고 ING생명이 83.7%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생보업계 전체의 신규계약 대비 해지율은 59.7%였다.
외국계 생보사에 대한 고객 민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생명보험 관련 분쟁 1만1193건 가운데 보험계약 건수 대비 분쟁이 가장 많았던 보험사는 외국계인 PCA생명과 ING생명이다.
PCA생명의 보유계약 100만건당 분쟁은 618건에 달했고 ING생명은 365건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하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생보사들은 각종 사회공헌사업에 1470억원의 기금을 출연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계 생보사는 8억7000만원을 냈다. 대한생명이 내놓은 9억90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이를 세전이익 규모와 비교하면 외국계 생보사들의 짠돌이 행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2008 회계연도 국내 생보사의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은 19.6%인 반면 외국계 생보사는 3.1%였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생보업계의 경우 협회를 중심으로 공익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외국계 생보사들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계 생보사들이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겪은 이후,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 관행과 일부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 등으로 국내 고객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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