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 2명이 20일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1997년 탈북한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 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남한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와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위장 탈북해 국내에서 황씨를 살해하려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김모(36)씨와 동모(36)씨를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북한에서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으로, 최근 서해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과도 관련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당국에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정찰총국 총국장으로부터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아 같은해 12월 중국 옌지를 거쳐 탈북자로 가장해 태국으로 밀입국했다가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위장 탈북을 의심한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공작원 교육을 받고 황씨의 살해 지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백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1998년 북한 노동당에 입당해 2004년부터 인민무력부 산하 옛 정찰국 소속으로 공작원 교육을 받고 인민군 소좌 계급을 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황씨가 자주 다니는 병원이나 장소나 만나는 사람 등 동향을 먼저 파악해 구체적인 살해 계획을 지시받기로 돼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총국은 북한에서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해오던 '35호실'과 작전부, 정찰국이 지난해 확대개편된 기구로, 개편 이후 간첩을 내려보낸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의 대표로 참석했고 2006∼2007년에는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의 북측 대표단장이었던 '대남통' 김영철 상장(남측의 중장)이 이 조직의 총국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이들과 접선하려던 국내 고정간첩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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