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김형욱·김병용·이정화 기자) 유럽 항공대란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수출의 피해 액수만 하루 3000만 달러로 추산되고, 항공업계도 하루 300만달러이상 피해를 입고 있다. 현 상황이 1주일 동안 계속돼도 3000여억원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19일 수출업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폭발로 화산폭발에 따라 유럽지역의 주요 공항이 폐쇄되면서 이 지역 국제물류망이 사실상 마비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의 유럽노선도 결항됐다. 이에 따라 항공편으로 운반되는 휴대폰, 반도체 등의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휴대폰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유럽에 수출하는 휴대폰 물량은 하루 평균 20여만대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000만달러 규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거래선에서 확보해 놓고 있는 재고가 있어 단기적인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역으로 공항폐쇄가 계속되면 제품생산과 유통에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것이란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거래선에서 현지 유통망에 공급하는 것이어서 일괄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업부서 간 상호보고체계를 갖추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항공운행이 재개됐을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물량이 몰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항공운행이 재개 됐을 때 사업부서별 어떤 순서로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본사와 현지법인 물류 파트너 등이 연계한 상황채널을 구축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이 “현재 현지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즉시 이를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대책반을 새로 꾸리고 대체 운송경로를 파악하는 등 적극대응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 지역의 주요 공항폐쇄에 따른 전담 대책반을 가동중에 있다”며 "항공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남유럽으로 운송한 후 육로를 이용해 서·북유럽에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지역으로 수출되는 휴대폰 모델이 워낙 다양해 원활한 제품공급이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운송경로 변경도 고려하고 있겠지만 유럽 내에서 특정 공항으로 물량이 몰리면 육로운송도 이곳으로 몰릴 것이기 때문에 배송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이날 현재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유럽행 항공편 대부분이 5일째 대규모 결항 사태를 맞고 있다. 이날 유럽 지역 5개 노선에 대해 결항 조치를 내린 대한항공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여객 22편, 화물 21편 등 총 42편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18편, 화물 10편 등 28편을 취소했다.
이에 따른 손해도 막대하다.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운임료는 안 들지만 결항에 따른 추가 비용으로 한 편 결항 당 50만 달러(약 5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화물편 편당 운임표는 50만 달러 정도로, 이날까지 유럽 화물편 31편의 결항으로 항공사들은 약 1550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기아차는 부품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다”며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부품 및 선적은 대부분 육상 및 해상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 장기화 할 경우 긴급을 요하는 항공 운송 및 인력 이동에 다소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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