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553곳의 지난해 말 현재 유보율은 1158%로 전년 말의 1061%에 비해 96%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 유보율은 대부분 업종에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서비스업(152%포인트 증가), 음식료품(130%포인트), 의료정밀(93%포인트), 운송장비(84%포인트) 등의 업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운수창고(-54%포인트), 건설업(-29%포인트), 기계(-20%포인트) 등은 업황 악화로 인한 잉여금 감소로 유보율이 오히려 전년에 비해 줄었다.
업체별로는 우선 시가총액 30대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은 전년도의 2593%보다 294%포인트나 오른 2887%를 기록, 3000%에 육박했다. 이는 이들 기업은 자본금보다 28배가량 많은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별로 유보율은 SK텔레콤이 2만7908%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삼성전자(6909%), 포스코(6167%), 롯데쇼핑(5960%), NHN(4491%) 등이 뒤따랐다.
상장사의 유보율이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됐던 경기가 전년도 다소 풀리면서 잉여금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준 것도 잉여금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결정적인 이유는 업체들이 앞으로의 경기 등을 불투명하게 보고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투자나 배당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에 치중하고 배당율도 30∼40% 수준인 선진국 기업들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는 것.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불투명한 여건 속에서 생존이 기업의 목적이 되다 보니 주주들에게도 최소한의 보상만 하고 투자도 줄이면서 유보율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