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경제자유구역의 개념 자체를 전국에 두자"
특정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경제자유구역(FEZ)으로 정해 언제 어디서나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학계와 국책연구소 등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권역별로 FEZ 제도 및 규제, 인센티브를 마련한 게 오히려 투자집중 효과를 떨어뜨려 개발 자체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좁은 땅을 나눠 봤자 (개발에) 큰 의미가 없다"며 "세계를 무대로 멀리 보고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하려는 외국인들에게 어느 지역이든 땅값은 싸게 제공해 주고, 신용만으로 융자를 해준다거나 산업 금융인프라를 잘 갖추는 등으로 다른나라보다 인센티브를 높여야 한다는 것.
경제자유구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도 이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외국계 개발회사 관계자는 "해외기업들이 한국의 FEZ에 들어오기 꺼리는 듯 하다"며 "그들이 만족할 만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외 굴지의 기업들은 대부분 홍콩이나 싱가폴, 두바이등 인프라 구성과 혜택이 많은 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며 "이들이 한국 FEZ로 옮긴다면 어떤 혜택을 받을지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다"고 충고했다.
인천의 경우 공항까지 20분 거리고 수도권과 근접해 있어 관광도 쉬울뿐더러 고급인력 등이 넘쳐나는 등의 잇점으로 얼마든지 해외 기업들을 유인할 수 있지만 정책이 이를 가로 막고 있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FEZ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투자지역을 한 데 묶고 국내 기업 진출도 대폭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동북아 경제협력팀장은 "현재 FEZ는 6개구역에 95개 지구로 지나치게 분산돼 있다"며 "외자유치가 주 목적인데 집중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들어온 FDI(외국인투자규모)가 도착액 기준 65억80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자금은 이보다 약 3배인 195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정 팀장은 "FEZ의 본래 목적에 벗어나더라도 국내기업의 투자를 유인해야한다"며 "특히 어떤 산업이 들어오느냐가 문제인데 성장동력 산업과 관련된 일정부분만 들어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세종시처럼 FEZ에도 파격적인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서비스 산업(교육, 의료 등)의 규제완화 특구로 만드는게 기본 취지인데 제조업에 비해 제재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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