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전자책 사업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통3사는 지난해 전자책 시장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지만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당초 사업 방향을 변경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은 지난해 아마존 ‘킨들’ 열풍에 이어 애플 ‘아이패드’ 출시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SNE-60K'와 아이리버 ‘스토리’, 인터파크 ‘비스킷’ 등 전자책 단말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통3사는 떠오르고 있는 전자책 시장에 주목하고 전자책 콘텐츠를 3세대(3G)망을 이용해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통신망 임대와 이로 인한 데이터 전송료, 전용 단말기 개발 등에서 수익모델을 찾았다.
하지만 KT는 협력을 맺은 교보문고와 망 임대료에 대해 의견 충돌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교보문고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SNE-60K'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3G 모듈이 빠진 채 출시됐다.
LG텔레콤은 인터파크와 협력을 맺고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에 3G망을 임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인터파크는 이용자들이 전자책 콘텐츠를 내려 받을 때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료를 모두 부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G텔레콤은 개별 이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료를 망 임대료 안에 포함해 받고 있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전자책 이용자 입장에서는 수시로 네트워크 접속이 불필요한 전자책 특성때문에 콘텐츠 다운로드 비용이 발생하는 3G망 대신 PC나 무료 와이파이를 주로 사용, 통신망 임대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이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전자책 진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통사들은 최근 독자적으로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 수익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KT는 앱스토어 형식의 전자책 웹사이트를 이르면 이달 말 론칭, 통신모듈을 탑재한 단말기에서 전자책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KT는 이를 위해 중소 전자책 단말기 업체와 단말기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최근에는 전자책 솔루션 업체인 인큐브테크와 플랫폼 구축을 위해 제휴를 맺기도 했다.
SK텔레콤도 아이패드 돌풍에 따라 그동안 관망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전자책 오픈마켓 서비스를 론칭을 준비 중이다.
콘텐츠만 제공할지, 단말기까지 제공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휴대폰과 인터넷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책 시장 초기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이통사들은 현재 망 임대 수익보다는 콘텐츠 수익을 더욱 크게 보고 있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보유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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