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삼각 트라이앵글, 송도ㆍ청라ㆍ영종의 부동산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동북아의 허브를 지향하며 '한국의 맨하탄'으로 떠오른 송도, 송도의 후광을 업은 청라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청약불패'를 이어왔다. 그러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시장을 견인해온 송도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물량이 시장을 교란 중이다. 앞서 영종하늘도시는 침체 부동산경기의 한복판에서 분양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송도 등 3곳의 부동산시장의 악재는 경제자유구역의 성패가 달려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외자유치가 답보상태에 빠진 데 기인한다. 동북아 금융ㆍ업무의 허브는 '속빈 강정'이었다. 침체 부동산경기와 맞물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부동산시장은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할 위기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외자 유치가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송도·청라·영종 등 대규모 사업이 외자유치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불발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송도에는 현재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SPC(특수목적법인)이 13개에 달한다. 하지만 완공시기를 늦춘 인천타워 건립공사와 송도컨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청라지구의 상징인 월드트레이드센터(WTC) 쌍둥이 빌딩 건립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무산됐고 로봇랜드의 경우 초기사업자금 조차 PF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영종하늘도시에서도 10조원 규모의 영종브로드웨이와 영종밀라노디자인시티(3조7500억원) 건립 사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개발 계획이 중단사태를 맞으면서 일대 부동산시장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송도와 청라 등 한때 블루칩으로 꼽히며 청약 대박 연타를 기록한 2곳은 2년 전매제한이 올해부터 해제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송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린 매물이 쏟아져 나온데 따른다.전매에서 풀리는 물량이 올해 2만가구가 넘는다.
과거 1억원을 육박하던 송도의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은 올 들어 7000만~8000만원 가량 급락했으며 청라지구에선 올 상반기 내 전매해제 물량 1만가구가 대기 중이다. 청라지구의 분양권 가격도 3000만~6000만원 가량 주저 앉았다.
영종지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미분양 물량도 대거 쌓인 데다 최근 A아파트 단지에선 계약자들이 잔금납부를 거부하면서 집단 해약 사태까지 빚었다. 물론 분양권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 늪에 빠진 상황에서 대규모 사업들의 PF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데다 금융권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분간 가시적인 사업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상황이라면 해당 일대 주택시장도 단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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