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17라인 건설 및 16라인 가동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 증설을 위한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다”며 “주요 핵심장비에 대한 사전예약도 상당 부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2006년 15라인 가동 이후 중단했던 라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15라인과 함께 준공한 16라인은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장비 반입을 미뤘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규모 투자가 늦어진 것.
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D램 미세공정 기술은 20나노급이 한계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30나노급 양산에 돌입해 이르면 내년께 기술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해외 경쟁사들이 20나노 공정 기술까지 쫒아오기 전에 이들을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2년여 동안 지속된 출혈경쟁으로 해외 경쟁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 업황이 빠르게 호전되면서 이들 경쟁사들의 숨통이 트였다. 일부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다수 업체들이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대부분이 생존에 성공한 것.
때문에 수년 후 다시 업황이 하향세를 시작하면 업체들 간의 피 말리는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라인 증설을 통해 호황기에 수익을 극대화 하는 한편 경쟁이 심화되면 물량과 원가절감 등을 통해 경쟁사에서 완승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올 1분기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갱신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위기론’을 강조한 것은 수년간 미래를 위한 준비가 소홀했던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 회장의 공백 동안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조선사업도 글로벌 시장이 위축돼 수주가 얼어붙었다. 그룹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래 동력이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삼성은 이번 반도체 투자를 시작으로 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공격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임원은 “지난 수년간 삼성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성장을 일궈낸 것은 사전에 미래를 대비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룹의 구심점 부재로 잠시 미래 준비에 소홀했지만 다시 그룹의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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