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까칠(K7)남, K7에 빠지다

2010-04-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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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7인이 말하는 기아차 K7

지난달 말 출시한 기아차 K7이 올들어 현대차의 그랜저 판매량을 넘어섰다. 사실상 한 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아우’가 ‘형님’을 이긴 것이다. 과연 그 비결은 뭘까.

물론 ‘디자인 기아’를 완성시킨 장본인인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K시리즈인 만큼 K7은 디자인 면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또 얼마 전 렉서스 ES350과의 비교 시승을 통해 2000만원 이상 비싼 수입차와의 일대 일 성능 대결에서도 더 나은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은 주관적이고 성능이 좋아도 잘 안 팔리는 모델도 적지 않다. 결국은 무슨 차가 더 낫냐는 것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게 관건인 셈.

그래서 차량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을 위주로 7인과 직접 시승하며 그들의 감상을 들어봤다.

   
 
 시승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까칠(K7)남. (사진=김형욱 기자)

◆“한국차가 언제 이렇게 좋아졌지”

먼저 자동차 담당 기자였거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자 기자들은 한국차가 이렇게 좋아졌냐는 감탄을 쏟아냈다.

수년 전까지 자동차를 담당했던 기자 A(40대, 남. 현재 차량 EF쏘나타)는 “넓은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독일 고급차 특유의 단단한 서스펜션과 한국 지형에 맞는 ‘물렁함’이 잘 조화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기자 B(35, 남. 구형 스포티지)는 “세단이면서도 쿠페처럼 차체가 낮아져 고속 주행시 안정감이 느껴진다”며 “실내도 내비게이션을 포함 내부 조작키의 사용이 아주 직관적이어서 편하다”고 밝혔다.

회사가 직관적인 조작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IT 담당 기자인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특히 “요즘은 많은 차량에 블루투스 전화 기능이 있지만 이처럼 사용하기 쉬운 차량은 처음 본다”며 감탄했다.

BMW MINI를 타고 있는 외신 기자 C(30. 남)는 일본 체류 시절 렉서스, 인피니티를 타고 다니던 경험과 비교하며 “가속성, 코너링에서 일본차보다 오히려 낫다”며 “다만 부드러운 일본차에 비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직접 시승한 기자(30대, 남. 마티즈)가 가장 인상을 받은 부분은 ‘액티브 에코 시스템’이다.

K7의 공인 연비(ℓ당 10.6㎞)는 그랜저(10.1㎞), 렉서스 ES350(9.8㎞)에 비해 더 낫다. 거기에 화면을 통해 순간 연비 및 총 주행 거리가 나오고 있어 운전자로 하여금 ‘연비 운전’을 재촉하는 듯 했다.

실연비는 총 시승 248㎞에 ℓ당 7.7㎞의 연비가 찍혔다. 최고 시속을 시험하는 거친 운전자가 있기 때문인지 연비는 생각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이 시스템은 실제 연비절감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출시 행사때의 K7 모습. (사진제공=기아차)

◆“여자를 위한 차? 남자가 더 좋아해”

기아차는 이 차의 콘셉트를 ‘강남 아줌마를 위한 차’로 꼽았다는 말이 있다. 실제 치마를 입었거나 손톱이 긴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디자인과 작은 핸드백 수납 공간도 갖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반응이 더 좋았다.

회사원 E씨(29, 여. 차량 미소유)은 “차 자체는 좋지만 이미지상 렉서스나 독일 수입차와 비교하기는 이른 것 같다”며 “K7이라는 이름도 프리미엄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위 ‘강남 아줌마’인 주부 F씨(55세, 여. 벤츠 E클래스) “핸들이 가벼워 운전하기가 편했다. 내비게이션이나 라디오 조작도 마음에 든다”며 “핸들 열선이나 뒷좌석 열선 시트도 반응 속도가 빨라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단 기아차의 디자인이나 실내 무드등 등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반면 현재 그랜저에서 차량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직장인 G씨(50대, 남)는 시승 후 “올해 말 새로 나오는 그랜저를 사려고 했는데 K7이 상당히 괜찮다”며 “당장 계약해도 될 것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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