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차이와 차별에 대한 색다른 시선 '미 투'

2010-03-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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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 유럽 최초로 대학을 졸업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다니엘(파블로 피네다). 그는 장애를 극복한 특별한 존재로 수차례 방송출연까지 한 유명인이다. 30대 중반이 되도록 변변한 여자 친구 하나 없는 그에게  출근 첫날 일생일대의 사고가 터진다. 매력적인 직장동료 라우라(롤라 두에냐스)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장애를 지녔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한 다니엘과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지닌 라우라는 어느새 둘도 없는 단짝이 된다. 하지만 이들의 특별한 우정은 다니엘이 라우라를 사랑하게 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다니엘은 난생처음 '비정상'의 굴레 속에서 아파하고, 소중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라우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이들의 특별한 우정이 지속될 수 있을까?

‘미 투(Me Too)’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은 파블로 피네다는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로는 유럽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대학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했다.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TV 프로그램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을 만큼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가 미 투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더욱 특별하다. 다운증후군과 지적 장애를 다룬 단편 ‘하나 많고, 하나 적은(One More, One Less)’의 성공 이후 안토니오 나아로, 알바로 파스토르 두 감독은 좀더 깊이 있게 다운증후군을 다루는 영화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에 출연한 파블로 피네다를 발견했다.

   
 
 

그리고 곧 그의 존재가 미 투의 출발점이 됐다. 두 감독이 직접 만나본 파블로 피네다는 특별함 그 이상이었다.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에 동시에 속해 있는 그는 두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 그 자체였다.

수개월 간의 만남을 통해 그의 리얼 스토리는 영화 속 또 다른 자아 다니엘을 통해 실현됐다. 그 동안 감독들은 주인공 다니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파블로 피네다뿐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를 주연배우로 당당하게 캐스팅했다.

그의 개인적인 경험이 생생하게 녹아있는 미 투는 2010년 제26회 선댄스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또한 생애 첫 연기를 펼친 파블로 피네다는 ‘Screen International’과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남우주연상(실버셸어워드)’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미 투는 일반인보다 염색체가 하나 더 많아서 특별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다니엘을 통해,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다. 다니엘은 일반인과 ‘차이’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정도로 ‘차별’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그가 정상인 직장동료 라우라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는 순간 단지 염색체만 하나 더 많을 뿐이었던 사소한 ‘차이’를 통해 난생 처음 ‘차별’의 벽을 느끼게 된다.

   
 
 

한편 다니엘의 첫사랑 라우라는 과거에 받은 마음 속 상처 때문에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인물. 그러던 그녀가 자기 자신보다 더 그녀를 사랑해주는 다니엘을 통해 과거와 화해를 시도한다.

안토니오 나아로, 알바로 파스토르 두 감독은 미 투를 통해 “비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사회적인 기준에 적응하며 어느 정상인보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다니엘과 불행한 개인사로 내면이 다운(down)된 ‘정상인’ 라우라, 두 대조적인 캐릭터가 ‘불안정한 로맨스’를 통해 서로를 채워가는 이상적인 조합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따라가는 동안 다니엘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라우라의 상처 치유 과정에 주목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미 투는 누구나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차이’와 ‘차별’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게 해주는 우리 모두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다운증후군이라고 해서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며,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다운증후군을 가지지 않은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들 역시 우리들과 많이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내달 15일 개봉한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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