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IT인력들이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도 모자라 IT서비스사로 이동하는 빈도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IT서비스 업체들은 최근 IT아웃소싱(ITO) 시장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IT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채용문이 활짝 열린 이 분야에 반해 금융권 IT 채용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중이다.
은행ㆍ증권 등은 국제회계기준(IFRS), 차세대시스템 등 대형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IT인력들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경우가 지난해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내 IT부서는 우리금융지수 계열사 우리금유정보시스템에 조만간 통합된다. 현재 IT부서 직원들은 IT 아웃소싱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SK증권의 IT인력도 대거 계열사 IT서비스 업체인 SK C&C로 이동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실 직원 중 일부는 이달 중순 한국 IBM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IT 전산팀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IT인력들이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타부서 이동이 불가하고 기존 조직원들과의 세력 다툼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자 아예 IT서비스 업체로 이동하는 경우가 특히 올해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IT서비스사 입장에서도 금융쪽 전문 인력이 요구되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기존 ‘갑’의 업체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을’ 업체의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금융사와 전산회사 사이에 주도권 경쟁 등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새로 옮긴 IT서비스사에서의 고용 불안 등으로 수많은 인재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인력이 유입되는 IT서비스 업체들은 앞으로 기존 업무 노하우를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 신사업 측면에서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만큼 IT인력들의 고용불안 해소와 조직 문화 융화, 기존 업무와의 효율적인 연계 등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 관계자는 “IT서비스사로 이직한 인재들이나 노동조합 등에서는 규모와 전직 직장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 않기로 돼 있어 그 수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며 “내년에 ITO 시장이 넓어지고 서비스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인력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IT아웃소싱업체 수의 지속적인 증가와 경쟁 심화로 서비스 가격이 5~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외국 아웃소싱 업체에 대해 세제 혜택을 없애 관련 업체의 매출이 떨어지고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