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은행과의 연계 시너지 제고효과를 노린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주식매매 수수료 면제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 기간도 최장 1년까지 연장되면서 여타 증권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식’ 동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출시한 온라인 증권서비스인 티엑스(tx) 계좌를 신규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3월까지 주식과 선물옵션 등의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특히 내년 3월까지 티엑스 계좌를 통한 주식 또는 선물옵션 거래액이 10억원을 넘길 경우 추가로 6개월 동안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아 최대 1년까지 면제한다.
현재 이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5만여명에 이른다.
이에 앞서 KB금융지주의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도 지난 4월 통장 하나로 은행거래와 증권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 상품 플러스타 통장을 내놓았다.
복합 상품 출시와 함께 KB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가입하는 신규고객에 한해 90일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증권 매수 증거금에 연 4.0%의 이자까지 지급하는 이 통장은 지금까지 6개월여 동안 22만여개가 신규 개설됐다.
이날 산은금융지주를 출범한 대우증권도 이달 30일까지 국민·기업은행 등 11개 제휴 은행에서 ‘다이렉트 계좌’를 개설하면 3개월간 주식 또는 선물옵션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대우증권 전체 계좌 430만개 중 다이렉트 계좌 수는 12만개에 달한다.
이미 최저 수수료(0.015%) 정책을 고수해 온 하나대투증권도 이달 말까지 제휴은행에서 은행 연계 증권거래계좌인 ‘피가로’를 개설하면 1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도 내달 6일까지 은행에서 개설할 수 있는 증권서비스인 ‘뱅키스’ 신규 가입 고객에게 수수료를 3개월 동안 무료로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지주 증권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이유는 은행의 방대한 지점망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단 전략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행사를 통해 유치한 고객들을 당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익숙해지게 한 뒤 못 떠나게 잡아두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과도한 수수료 인하 경쟁에 증권업계 일각에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도한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온라인 수수료를 적용해온 다른 증권사도 수수료 저가 정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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