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ㆍ거래소, 소속부제로 갈등재연 '눈총'

2009-10-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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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소속부제 도입으로 또다시 갈등을 드러내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코스닥 기업을 상ㆍ하 등급으로 나누는 소속부제를 거래소가 도입하려 했으나 금융위 반대에 부딪친 것. 거래소는 대안으로 새로운 코스닥 지수라도 만들 기세여서 양쪽 갈등이 쉽사리 풀리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5일 "코스닥 시장에서 새 지수를 만드는 것은 금융위 허가 없이 단독으로 할 수 있다"며 "계획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원칙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 지수를 활용한 새 시장지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거래소는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코스닥을 되살리기 위해 작년 말 연구용역을 거쳐 하반기 안에 소속부제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프리미어 지수를 만드는 것은 거래소 재량 사항"이라면서도 "연초부터 소속부제란 아이디어만 내놓고 무작정 허가를 바라고 있으나 기업 등급을 당초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바꿀 만큼 마무리도 미흡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위 등급에서 소외된 800개 코스닥 기업에 대한 구체적 대안 또한 내놓지 못 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정책을 허가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도 금융위는 소속부제에 대해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할 상장 기업을 자의적 잣대로 우량ㆍ비우량 기업으로 나눈다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런 갈등을 업계가 곱게 볼 리 없다.

정부와 이정환 거래소 이사장 간 반목을 대신해 금융위와 거래소가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까지 나올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청와대 측근을 밀어내고 거래소 수장을 맡은 이정환 이사장을 당국이 좋게 보겠냐"며 "게다가 이 이사장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데도 적극 반대해 온 탓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속부제는 이 이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화두로 내놨을 만큼 중점 추진과제 가운데 하나다. 즉, 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금융위와 거래소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속부제 효과와 관계없이 투자자에겐 정부와 거래소가 손발을 못 맞춘다는 인상을 주지 않겠냐"며 "이런 의미없는 기싸움으로 투자자와 업계를 불안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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