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량 자체가 적거나 농축된 고품위(高品位)의 광석이 적은, 수량은 많지만 순수한 금속으로서 추출하기 힘든 금속. 이를 희소금속이라고 말한다. 바륨·베릴륨·셀레늄·갈륨·게르마늄·니오브·토륨·우라늄 등이 이에 속하며 첨단 기술 산업에 있어선 필수금속이다.
최근 전 세계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따른 비상에 걸렸다. 세계 희소금속 생산의 97%를 담당하는 중국이 희소금속의 수출을 중단한다는 뜻을 내비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맞서 우리 기업과 정부도 생존을 위한 희소금속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 업체 및 관계 부처에 따르면 중국이 올 들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첨단부품 등에 핵심원료로 쓰이는 희귀금속 수출을 대폭 제한한 데 이어 해외 공급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해 이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관련업계 비상
중국이 희소금속 수출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크게 줄일 경우 직격탄을 맞게 되는 중소기업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희소금속이 원부자재인 LCD TV, 하이브리드 전기모터용 자석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비록 극소량이 사용되지만 상품화에 필요한 성능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희소금속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개발을 비롯해 수입선 다변화, 보유량 확대 등 다각적인 작전을 취하고 있다.
희귀금속 자석을 생산하는 한 업계는 최근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연간 1억3000여개의 자석을 생산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24만여개로 대폭 축소해 자석 자체보다는 모터 등 응용제품의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기업들도 희소금속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모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경량자석의 원부자재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을 일본 업체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우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기술개발을 통해 동일한 성능을 내면서도 희토류 사용이 적은 제품이나 아예 자석을 쓰지 않는 대체 전기모터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희소금속 사용분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 현재로선 어려움이 없다”며 “다만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중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LCD 전극 소재로 인듐을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는 중국산 수입량이 채 10%가 되지 않아 현재는 큰 영향이 없지만 시장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제품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비상
조달청은 지난달 희소금속의 비축량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 7월말 기준 9611t을 추가로 비축해 재고량을 1만8821t으로 늘린 것. 올 연말까진 총 2만7730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2차전지의 원료로 사용돼 차세대자동차 배터리 산업 등에 필수적인 리튬은 올해부터 신규 비축품목으로 포함돼 지난 6월 신규로 비축했다.
올 7월까지의 희소금속 비축물량은 지난 연말 비축재고(9210t)보다 104% 가량 늘어났다.
아울러 조달청은 희소금속 비축재고를 내년도 3만2613t, 2011년 3만7644t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3월 볼리비아 정부와 리튬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최근 칠레와도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03년 중국 시안에 한·중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법인을 설립해 매년 약 1000t의 희토산화물을 생산 중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