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는 ‘조문정국’…여야 전략마련 몰두

2009-07-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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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를 기점으로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표결처리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 서민’과 비정규직법 미처리에 따른 고용대란을 강조, 조문정국 여파를 희석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으로서는 조문정국 부활이라는 호기를 맞았음에도 내부적으로 ‘대(對)여 강경론’과 ‘국회등원론’으로 분열된 상태다.  

◆한, 비난 수위 높여


한나라당은 9일 서울관악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정규직법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분열 사태를 감지한 듯 국회등원에 대해서도 강력히 촉구했다.

현장 방문 의도는 추후 여론전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비정규직 실업사태를 애써 외면하려는 정치세력이 있는데 정말 통탄할 일”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줄 생각을 안 하면 그것이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대량해고가 없다고 하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며 “비정규직은 여러분의 부모, 형제와 같다. 한 사람이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서도 수위를 높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한나라당)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의 지연작전에 무한정 끌려 다닐 수 없다. 고의로 의사진행을 방해할 때는 표결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기간을 13일까지로 잡은 만큼 표결처리와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고 위원장은 “만약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원천봉쇄할 경우 국회의장은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49재 분기점에 선 민주, 정국주도권 찾을까

민주당은 또 다시 조문정국을 맞아 한나라당에 내 준 정국주도권을 찾느냐 마느냐는 분기점에 섰다.

당초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 사과 등 국회등원 5대 요구사항이 흐지부지 되면서 내부적인 반발이 이어지는 상태다.

하지만 49재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을 추도하는 분위기를 형성해 다시 정국주도권을 쥐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앞서 정세균 대표도 8일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건 정치보복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이 없을 정도”라며 조문정국 ‘불씨’를 되살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당내 비주류단체 소속 한 의원은 “조문정국 당시 우리 쪽으로 돌아선 지지율이 현재 다시 등을 돌린 만큼 49재는 애도하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못 된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법이나 미디어법도 자칫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한다는 인상을 계속 주면 직권상정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민주당 내에선 ‘처리불가’를 고수해 온 미디어법 처리 입장을 선회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보도 기능이 있는 지상파 방송과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신문과 대기업의 지분 소유를 금지하는 현행법 조항을 유지하되 비보도 종합 편성채널에 한해 지분 소유를 허용케 하자는 중재안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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