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전세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자칫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값 강세 행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여름비수기 전세값 이상 급등
9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 변동률은 0.75%로 최근 5년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6월은 봄 이사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기 전으로 부동산 비수기로 본다. 특히 전세시장은 거의 변동이 없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6월 전세가 변동률도 0.1%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지하철 9호선 수혜 지역과 강남권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전세가는 4%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하더라도 잠실 재건축 등 1만5000여 가구의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을 겪기도 했지만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강서구도 지하철 9호선 개통이 임박하면서 역세권 중심으로 전세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구 가양동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전세 물량 찾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9호선 역 주변은 수요가 많아 물건이 나오자 마자 나간다"고 말했다.
◇ 전세 세금 부과 또다른 불안 요인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다주택자 보유자들이 전세를 낼 때 임대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세 시장에 또 다른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3주택이상 보유자, 전세보증금 3억원에 대해서는 월세처럼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주인(임대인)이 임대소득세의 일부를 전세가격에 포함시키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세입자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도 정부가 전세 임대소득세를 부과하자 전세가 대거 월세로 전환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세시장의 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남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인프라가 좋아 지속적인 수요가 나오고 있는 양천구 목동이나 노원구 중계동 지역의 상승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목동4단지에 위치한 H공인 관계자는 "(목동은)꾸준한 학군 수요 뿐만 아니라 좋은 주거환경을 원하는 분도 많이 있다"며 "하지만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거의 없어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함종영 스피드뱅크 시황분석팀장은 "하반기에는 신규 입주 물량이 적어 전세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가을 이사 시즌이 오기 전까지 특별한 상승세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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