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정부 주도로 추진돼야”

2009-05-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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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이 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중요한 원동력으로 녹색금융이 급부상하고 있다.

녹색금융은 녹색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환경개선 및 금융산업 발전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금융형태다. 이에 녹색성장산업을 뒷받침하는 녹색금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와 금융권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13일 녹색금융협의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녹색성장과 녹색금융의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직·간접 금융으로 적절하게 자금을 공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활동 및 금융부문에서도 환경을 고려한 영업행위가 강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녹색성장과 관련된 새로운 파생금융상품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은행 등 금융권은 녹색산업 분야에 우대금리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친환경 우대금리 수신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녹색산업 성공의 첫 스타트, 정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녹색산업 성공을 위해서는 일부 금융권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국내 녹색금융 추진은 중앙정부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은행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초기단계인 녹색산업은 경제성이 낮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기술개발 및 정책지원을 필두로 기업 투자와 금융권 지원까지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금융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녹색금융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육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초기에는 시장조성이 어려워 녹색기술·산업에 자금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어 정부가 지원을 통해 시장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의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배출권 거래시장을 조속히 개설해야 한다”며 “여신 심사 시 친환경성을 평가항목에 포함시키거나 신용보증 특혜를 주는 등의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 정부주도 녹색금융 활성화

이미 선진국에서는 정부 주도의 녹색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의 경우 환경개선 기여사업을 그린 프로젝트로 지정, 은행이 저리의 자금을 조달해 해당 사업에 공급하고 세제 혜택을 준다. 또 녹색투자자들에게는 녹색자본에 대해 1.3%에 달하는 소득세 감세혜택을 줘 총2.5%에 달하는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현재 녹색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며 “1~2달 정도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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