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을 밀어내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1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기준으로 삼성생명을 넘어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59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이래 최대 실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3분기까지 34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경기침체와 함께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를 합쳐도 삼성화재를 따라잡는 것은 힘들 전망이다.
금융계열사 중 삼성생명에 이어 2577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삼성카드와 2255억원의 이익을 남긴 삼성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02년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부진은 삼성생명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삼성생명은 3098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1399억원을 벌어들인 삼성화재를 가볍게 제쳤으며 2002년는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올렸다. 이는 2700여억원에 그친 삼성화재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생명은 줄곧 삼성화재에 비해 2배 내외의 순익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그룹 금융계열사의 1, 2위 순위 변동은 금융위기 사태로 장기 상품을 주로 다루는 삼성생명의 신계약이 줄고 해약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지는 등 수익성이 개선된데다 단기물 중심의 투자정책을 펼쳐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을 제한할 수 있었다.
위기에 대비한 경영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해 리스크 관리 지표인 손해율의 경우 76.6%로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개선됐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지난 3월말 374.8%로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금융업계 최저 수준인 0.3%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그러나 금융계열사 순위 변동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화재 고위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별다른 의미는 없다"면서 "작년은 워낙 특수한 상황이었고 올해 역시 각종 변수가 많아 쉽게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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