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177개 해운사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이달부터 시작한다. 옥석가리기를 통해 회생 가능성이 있는 해운사는 정부와 채권단의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지만 부실 판정을 받은 곳은 퇴출된다.
5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는 해운업사들의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추진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들은 이달 안으로 해운사별로 지난해 결산 재무제표를 받아 평가를 시작, 5월 초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500억원 이상의 금융권 신용공여가 있는 37개 해운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거, 의무적으로 신용평가를 실시하고 나머지 140곳은 채권은행이 자율적으로 평가한다.
등급은 건설·중공업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4단계로 B등급(일시적 자금 부족 기업)에는 자금을 지원하고 C등급(부실 징후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는다. D등급(부실기업)은 퇴출된다.
채권단은 B와 C등급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자구 노력이나 원리금 상환 유예, 금리 인하 등의 세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오는 선박이 해외로 헐값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막기 위해 정부는 선박투자회사(펀드)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 펀드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3년 이상으로 규정된 선박투자회사의 존립 기간 △이 회사에 대한 현물출자 금지 △금융회사의 선박투자회사 출자한도 제한 등을 완화해 투자유치와 투자금 회수를 원활히 할 방침이다.
정부는 용선 계약과 선박 거래의 투명성 및 효율성 방안, 법인세 감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적용해 주는 등의 경쟁력 제고 대책을 오는 4월 초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일부 해운사의 부실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금융사와 조선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며 "경기 회복기를 대비해 구조조정과 경쟁력 제고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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