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정책 효과 가시화 기대
바닥확인전 보수적 대응 의견도
내년 한국 증시 전망에서 비관론을 유지했던 외국계 증권사가 낙관론으로 급선회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맥쿼리증권은 내년 2분기부터 코스피가 본격적인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추천하고 내년말 지수 목표치를 1400선으로 제시했다.
이 목표치는 그동안 1100선 내외로 예상했던 다른 증권사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맥쿼리증권은 "내년 1분기는 경제지표와 기업이익이 최악일 것으로 예상돼 이 시기가 아시아 증시 바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2분기부터는 경기부양정책으로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3분기 들어서는 경기개선 효과가 부분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2분기 이후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과 대만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 뒤 경기에 민감한 금융주와 기술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맥쿼리증권은 "한국은 지역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적은 상태까지 떨어졌다"며 "내년에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며 2분기부터 비중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UBS증권도 내년 상반기에 코스피가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UBS증권은 "내년 1월 한국 증시는 6년만에 처음으로 장부가대비주가비율(P/BV) 측면에서 역사적 수준보다 저평가된 상태로 새해를 맞을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 연말 목표치를 1250선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 증시가 과거 약세장에서 P/BV가 1배 이하로 떨어졌을 때 평균 13~14개월만에 1.1배까지 복귀했으며 코스피가 지난 10월 1배 밑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UBS증권은 "내년 상반기에 좋은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기업이익과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외국계 증권사가 잇따라 한국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내놓는 데 대해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 아래 환율 안정과 반도체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경제 기초체력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서 정책 효과만으로 본격적인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며 "반등 수준도 일차적인 임계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산업 구제금융에서 보듯 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은 대책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재료가 아님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아주경제'(www.ajnews.co.kr)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