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룸을 만들자(4회)

2008-12-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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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워룸 운영사례

英 브라운 총리 “현 경제상황은 전시상황” 워룸 통해 수시로 경제비상대책회의 개최

美 오바마 “경제위기 해결에 1분도 허비할 시간 없다” 워룸체제 승계

프랑스·중국도 워룸 가동중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매서운 경제한파를 겪고 있는 요즘 ‘워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워룸이란 전쟁 중 모든 군사 정보를 모아 전술과 전략을 만드는 기구다. 현 시점에서 워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그만큼 현 경제위기는 전시상황과 같은 선상에서 해석되고 있고, 범정부적인 대책에 대한 갈증이 존재하고 있음으로 풀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부 국가들은 워룸 운영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英 브라운 총리 각료 회의장 워룸으로 옮겨 진두지휘

노동당 지지율 하락의 주범으로 몰렸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오자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대응책으로 영국민들의 신뢰도를 회복했다.

브라운 총리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세계금융이 불안해질 조짐을 보이자 구제금융안과 은행 국유화 등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을 내쫒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으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브라운 총리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영국의 장기적 경제 전망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각료 회의장을 워룸으로 옮겨 진두지휘하는 선제적인 대응을 펼쳤다.

현 경제상황을 전시상황으로 해석해 워룸을 만들고 수시로 경제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춘 것이다. 특히 브라운 총리가 워룸에서 각료들과 회의 끝에 제시한 은행의 ‘부분 국유화’ 모델이 유럽연합 소속 15개 국가들과 미국의 호응을 받아 새로운 위기 대응방법으로 떠오르며 워룸 역시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같은 브라운 총리의 경제 워룸은 폴 크루그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미 프린스턴대 교수)로부터 “미국과 유럽 모두 ‘네 브라운 총리님 명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며 “영국의 금융위기 타개책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세계경제 위기극복의 실타래는 영국이 워룸을 통해 풀어가며 리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브라운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나와 정부 부처 건물에 설치한 워룸에서 일하며 관료들과 함께 활발한 토론을 통해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집권당인 노동당의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여론조사기관 콤레스가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발표한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게 차이 나던 제 1야당인 보수당과 지지율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1%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 美 오바마 워룸 논의 시작

미국도 현재 발 빠르게 워룸을 가동 중이다. 백악관에선 이미 지난 9월 조지 부시 대통령과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 존메케인 공화당 후보 등이 7000억 달러의 구제 금융법안 승인 문제를 놓고 워룸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는 미국의 경제가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후 “경제위기 해결에 1분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워룸체제를 이어 받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금융위기 해법 마련을 위해 드림팀을 꾸렸다. 경제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정치인과 관료,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싸맨 결과 신속하고 대담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내년에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어려운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일자리 250만개 창출 등 앞으로 2년간 추진할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마련 중이라고 끊임없이 공표하며 워룸내 회의 진척 상황을 알리고 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은 국가안보 혹은 외교분야의 각료들의 인선내용을 먼저 공개하는 관행을 타파하고 워룸을 채울 경제팀의 인선결과를 가장 먼저 발표해 경제위기에 대한 위기감을 피력했다.

그로인해 장기적으로 이어지진 못했으나 ‘오바마 효과’로 일컬어지며 그의 ‘신뉴딜 정책과 빅 3규제’ 정책이 발표되자 기대와 신뢰감이 투자심리를 자극시켜 미 증시 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기타

영국, 미국 이외에도 프랑스와 중국도 워룸과 비슷한 체제를 운영중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경우 세계 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자 중진들을 모아 “세계적인 비상국면으로 정치인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할 때”라며 대부분의 약속을 취소하고 대책회의를 릴레이로 이어갔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도 경제전문가, 기업가를 초빙해 좌담회를 가지는가 하면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가지며 위기 대응 대책과 균형성장과 관련, 꾸준한 의견조율을 펼쳐 경제개혁을 본격화하고 있다.<12.4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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