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휴일인 14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이틀째 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하는 한편 세종증권 주식 대량 매매자를 압축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2005년 7월 초 세종증권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시한 농협 내부 보고서가 작성된 점에 주목, 박 회장을 상대로 그해 6월께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 등 농협 내부자로부터 "세종증권을 인수한다"는 미공개정보를 얻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특히 박 회장 외에 세종증권 주식투자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대량 매매자를 압축하고 미공개정보 이용과 차명거래 등 위법성을 의심할 만한 인사를 추려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종증권 주가는 2005년 1월 2천원대였으나 농협의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급등하기 시작해 인수계약이 체결된 2006년 1월에는 2만원대까지 10배가 올랐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번 주초면 대량 거래자의 윤곽이 나올 텐데 아직 (눈에 띌 만한 인사가 나오는 등) 특이점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세종증권 인수 대가로 세종캐피탈(세종증권 대주주)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받은 50억원의 계좌추적 결과를 토대로 이 돈의 흐름에 관련된 이들을 불러 사용처를 파악 중이며 이번 주 중으로 이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회장은 50억원을 본인이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제3자에게 건넸다는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기획관은 "돈의 사용처가 `클리어'(정리)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돈이 정치권 등으로 흘러간 게 아니라 정 전 회장이 자신의 `재산 불리기' 차원에서 운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전 회장이 현대차 뇌물 사건으로 구속된 뒤 특별면회한 인사들의 명단에 대해 최 기획관은 "검찰이 지난 9월 입수했지만 수사 필요성이 없어 폐기했고 더는 살펴볼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