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춘추전국시대' 신설 봇물

2008-12-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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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삼천리ㆍING 등 이달 7곳 예비허가 신청
자산운용업 성장 가능성 방증
운용사 난립 제살깎기는 우려

자산운용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운용사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 펀드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졌지만 이달에만 7개 자산운용사가 신설 예비허가를 앞두고 있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증권을 포함한 국내외 기업 7곳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금융당국에 신청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예비허가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대그룹 계열 현대증권은 자본금 300억원 규모로 종합자산운용사인 현대자산운용 예비허가를 금융당국에 신청했다.

금융투자업에서 종합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자산운용업 진출에 나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삼천리도 영국계 은행인 맥쿼리은행과 함께 특별자산 운용사인 삼천리맥쿼리자산운용(자본금 20억원) 신설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유니온저축은행 전 대주주인 박균희씨가 자본금 100억원 규모 제이피트러스트자산운용 설립을 신청했고 부동산정보업체 유니에셋이 출자한 에이플러스자산운용이 예비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ING, 닛코, 아센다스 같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도 예비허가를 앞둔 상태다.

이들 7개사 가운데 심사 통과를 완료한 ING가 가장 먼저 예비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신설 자산운용사에 대한 심사가 지연되면서 예비허가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예비허가 일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이 자산운용업에 진출하면 운용업계에서 범현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현대해상화재보험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을 설립했으며 현대중공업그룹도 하이투자증권을 통해 자산운용사를 가지고 있다. 아이투신운용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최대주주다.

예비허가를 신청한 7곳이 모두 본허가를 통과하면 국내 자산운용사는 모두 71곳으로 늘어나게 돼 운용사간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산운용사 신설이 붐을 이루는 것은 운용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기존 금융기업은 종합금융지주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자산운용업이 필수적이고 외국계 입장에서는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진출한다고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자산운용시장 경쟁이 거세진 만큼 과거 성적표가 없는 상황에서는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꾸준한 과거 운용실적과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한 판매채널 확보 없이는 성공이 어렵다. 더구나 운용사 난립이 결국 운용업계 제살깎기 전쟁을 부추겨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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