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이동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시행 한달을 맞았지만 기대했던대로 통신업계에 큰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시행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신청건수는 지난달말 현재 11만8천206건을 기록했다.
집 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 바꾼 케이스도 4만1천300건에 그쳐 기대에 못미쳤다.
업체별로 보면 가입자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LG데이콤이 7만567명으로 전체 신청건수의 60% 이상을 차지했을뿐 새로운 시장 점유율을 노리며 인터넷전화시장에 뛰어든 SK브로드밴드는 3만1천36건에 불과했다.
케이블TV업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5천28명, '집전화 수성, 인터넷전화 방어적 공세'로 나선 KT는 4천859명, 삼성네트웍스 4천352명, SK텔링크 1천934명 순이었다.
협회의 원영권 번호이동관리센터장은 "제도시행 초기 탓인지 LG데이콤을 제외하고는 가입자 확대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못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신청한 건수중에 현재 개통이 완료된 건 3만6천여건으로 총 신청 건수 대비 개통성공률이 30%대에 머물고 명의자 본인과 연락이 안되거나 주민번호, 계좌번호 등 필수요건을 갖추지 못해 반송된 건수가 2만여건을 넘어 가입자 확대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센터장은 "하지만 전화 신규가입자의 78%가 인터넷 전화를 선택하고 있고 날이 갈수록 증가추세가 이어져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10만원에 가까운 인터넷전화 단말기를 공짜로 지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데 비해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는 못된다"면서 "인터넷전화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가입자간 무료통화 혜택을 집전화 번호이동시에 받아볼 수 없고 정전시 통화가 불통되는 단점 등으로 소비자들이 인터넷전화에 아직 큰 매력을 못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