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과정에 개입해 모종의 `경제적 이득'을 취한 정황을 잡고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검찰은 세종증권의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의 홍기옥(구속) 사장이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기인 정화삼씨와 동생 광용씨에게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토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했고, 정씨 형제가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노씨에게 다시 도움을 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의 일부가 실제 노씨 측으로 건너갔는지, 제3자가 대신 관리했는지, 아니면 노씨가 다른 형태의 경제적 이득을 얻었는지를 정밀 조사 중이다.
노씨는 처음에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정씨 형제로부터 청탁을 받았지만 묵살했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홍 사장이 찾아와 부탁하기에 다음날 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말 좀 들어봐라'고 했다"고 말을 바꿨다.
노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씨는 동생(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할 때부터 집에 몇 번 놀러와 알고 지냈지만 우리같이 농사만 짓는 사람이 그런 큰 덩어리(금품)를 받을 수 있겠느냐. 모두를 실망시킬 내가 아니다"며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검찰에 연락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검찰 조사를 도와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수2과에 맡겨 본격 수사에 나섰으며 국세청이 넘긴 세무조사 자료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께 박 회장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5년 5월 중순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세종증권 주식 100억원어치를 사들여 12월 초순부터 10여 차례로 나눠 팔아 178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앞서 "미공개정보나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며 30% 가량을 차명거래한 것은 사실로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