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위기가 건화물선과 정기선, 유조선 시장 모두 수요와 공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4분기 해운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수요측면에서 금융위기는 자산가치 감소로 소비 위축과 이자율 상승을 유도해 운송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화물선 시장이 지난 3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내 항만 철광석 재고 과다로 중국행 철광석 수요가 부족했고 9월 중순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 건화물선 해운시황은 3분기 대비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경색 확산으로 실물경제 위축과 유동성 부족으로 투기자본 회수와 중국의 철광석 수요 감소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해운시황의 조정은 예상보다 빨리 올 듯 하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융위기에 따른 전세계 동반침체 속도가 빨라 해운시장도 덩달아 위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금융 조달의 애로로 신조선 인도량이 감소할 수 있으며 지수하락으로 유조선 단일선체의 건화물선 개조 감소와 해체량 증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선 시장도 3분기 보합세에서 4분기에도 운임과 물량이 모두 하락할 전망이다.
정기선 원양항로 중 태평양항로의 경우 컨테이너 물동량은 예년 수준에 머물렀고 운임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보합세를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4분기엔 물량감소와 함께 경기둔화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양항로 중 유럽항로도 3분기에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4분기엔 운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엔 유럽연합 경제의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져 물동량감소와 함께 운임도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유조선 시장은 비수기인 3분기엔 연중 최저점을 통과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년엔 석유 해상물동량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조선 인도 지연과 노후선 해체 재개 등에 의해 운임은 예년의 1.85배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경색 장기화로 석유소비 둔화와 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억제 등으로 운임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2010년까지는 급격한 시황악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지만 이후엔 유조선 시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발 글로벌 금융경색 여파로 그 시기는 앞당겨질 가능성 높다”며 “해운업계는 선박투자 시기나 용선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시황 불안정기 장기화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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