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물고 물리는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플래시메모리업체인 스팬션과 영상관련 제품업체인 이스트만 코닥은 1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반도체, 휴대전화 카메라 등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스팬션은 “2003년 이래 삼성전자의 특허기술의 침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2조원) 이상"이라고 주장하며 삼성전자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 업체는 애플, 아수스, 킹스턴, 레노보, PNY, 리서치 인 모션, 소니, 삼성 등 업체 등 플래쉬매모리를 탑재한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생산업체들에 대해서도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는 스팬션과 코닥의 제소에 대해 "상대방 주장이 근거 없음을 입증할 것이며,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제품 공급을 계속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스트만 코닥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카메라폰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양사의 카메라 내장 휴대폰 수입을 금지해 달라는 소장을 이날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다.
코닥은 이들 기업이 디지털 이미지를 캡처, 압축, 저장하는 방법과 모션이미지를 미리 보는 방법과 관련된 특허를 침해했다며 문제삼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송 과정에서 유효한 특허는 존중하되, 삼성이 사용하지 않은 기술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은 특허 분쟁은 짧게는 1년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코닥이 주장하는 특허 기술은 LG전자의 기술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코닥의 디지털 카메라가 LG전자의 영상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문제를 두고 올 초부터 협상을 해오던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퀄컴칩을 내장한 신형 휴대전화의 미국내 수입금지 조치 결정과 관련해 국제무역위원회(IT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한바 있으며, LG전자가 미국 가전업체 월풀과 4년여에 걸친 전자동 세탁기 특허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최근 IT기기 및 기술 특허권에 대한 분쟁이 늘어난 것에 대해 업계는 기술 융합과 응용이 활발해지면서 누구의 기술인지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고 경쟁 업체의 시장 진입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소송이 양 사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을 견제하고, 특허권 사용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수단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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