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난과 금융위기 책임론 대두로 뭇매를 맞고 있는 국내 시중 은행들이 이 위기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그에 따른 유동성 위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감소,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은행의 책임론 대두 등 잇따른 악재로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힘든 때를 맞고 있는 국내 시중 은행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운영비 감소와 자금 모집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운영비 감축의 일환으로 임원들의 임금을 줄이거나 반납하고 조직 슬림화, 운영비를 축소한다.
임원 임금 20% 삭감을 내건 국민은행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임금의 5% 반납하는 한편, 은행 점포를 늘리지 않을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같은 수준의 임금 인하와 함께 100개 이상 지점을 통폐합하고 본부 조직 축소와 인력 재배치를 통해 경영 효율성과 비용 절감에 공 들일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15%의 임금 삭감과 더불어 불필요한 회원권 매각 및 경비 10% 절감을 목표로 긴축경영에 돌입했고 하나금융도 10%의 임금 삭감 계획을 마련했다.
우리은행도 임원 급여를 10% 반납하고 중복 점포 통폐합, 점포신설 억제, 적자점포 폐쇄를 추진하고 인원 동결, 예산 축소, 내년도 예산 동결, 임직원 업무추진비 20% 축소 배정, 해외출장 억제, 소모성 경비 대폭 삭감 등 자구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후순위채 발행과 부실자산 매각을 통해 BIS비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유동성 확보와 자본 건전성 도모를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BIS비율을 연말까지 11%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1차적으로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9.76%까지 떨어진 BIS비율을 0.5%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경우 올해 말까지 후순위채를 1조원 범위 내에서 발행할 예정이다. 부실자산에 대한 추가 매각 부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도 금리 등 가격조건을 고려해 발행 시점을 검토, 올해 안에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1조원의 정부출자가 실행되면 BIS비율이 확충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3000억원 가량의 후순위채 발행을 목표로 내부검토 중이고 지급보증률을 높이는데 자구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하나은행 또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현재 경영관리부에서 자구책에 대한 방안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상황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것으로 알려진 신한은행도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자산건전성을 사전에 관리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은행들의 기초체력은 과거와 달리 튼튼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만큼 연착륙을 위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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