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자 기획]"돌파구는 역시 제조업"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제조업을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기업은 퇴출시키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신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 등 서비스업의 경우 이번 위기를 통해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경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하다"며 "강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며 정부 정책도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위기 속에서도 수출은 많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 제조업을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바람직하다며 동의했다.

권 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외환위기 당시나 최근 다른 국가의 상황과 비교하면 국내 재정 상태나 거시경제 운영은 안정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부채 규모가 작고 이자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다만 민간 내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더욱 강력한 내수 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 경희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는 국내 경제가 건실하지 않다고 자아비판을 일삼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동산과 중소기업 부문 등에서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은 단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위기 상황인 만큼 사회 구성원들의 절약이 절실하며 정부는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R&D 투자를 늘리고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모든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권 실장과 이교수는 "금융 등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기업 구조조정 등 기존에 마련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산업은 민간에 의해 활성화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최근 위기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통해 이겨낼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은 외부 효과를 불러낼 수 있는 R&D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진보가 이뤄져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5%대 성장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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