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KT 사장이 30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한 달여 동안 끌어오던 남 사장에 대한 검찰의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 사장이 구속될 경우 KTF와의 합병 등 KT의 경영활동에 큰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업계는 검찰 수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검찰수사 받는 남 사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30일 오전 남중수 KT 사장을 피의자 신문으로 불러 계열사 사장으로부터 인사 등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돈을 건네받은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남 사장이 이미 구속된 노 모 전 KTF네트웍스 대표로부터 매달 수백만원씩, 총 9400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특히 검찰은 노 전 대표가 남 사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차명계좌를 통해 지난 2005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달 10일을 전후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30만원씩 받는 등 구체적인 정황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전 대표가 자신의 인사권자인 남 사장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한편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N사에 중계기 운영ㆍ보수 사업권을 주는 것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돈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KT, “경영전략 어떻해”
남중수 사장의 검찰 조사 소식에 KT 임직원들은 검찰 조사 결과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한 달여간 끌어오면서 검찰 소환조사가 없어 한 편으로는 안도하고 있던 KT 임직원들은 검찰이 이날 남 사장을 전격 소환, 조사를 진행하자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남 사장이 구속될 경우 다음달로 예정된 정기인사와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이 늦어져 내부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 KTF와의 합병작업 역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인터넷TV(IPTV) 상용화서비스 개시 등 대외적인 경영활동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요즘처럼 통신시장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악재는 어느때보다 KT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록 중심체제 이뤄지나
KT는 남 사장의 검찰조사에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지겠지만,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이미 KT가 윤종록 부사장을 임시 사장체제로 구성, 남 사장의 부재로 인한 내부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KT 이사회가 남 사장 구속에 대비, 서정수 부사장과 윤종록 부사장 가운데 한 명을 선정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남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불미스런 일로 인해 사표를 대리제출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KT가 이미 내부적으로 차기 사장도 내정했을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최근 서정주 부사장, 윤종록 부사장, 윤경림 미디어본부장을 주축으로 하는 ‘윤-정-림’ 삼각 트리오 체제를 가동해 왔다”며 “남 사장이 구속된다 해도 KT의 대내외적인 중점 사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는 남 사장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아오던 한 달여 동안 윤종록 부사장은 KT의 글로벌 전략에 차질이 없도록 해외진출에 중점적인 업무를 추진해 왔고, 서정수 부사장은 그룹 내부를 안정시키며 추스르는데 힘을 기울여 왔다. 또 윤경림 KT미디어본부장은 KT의 미래성장동력으로 내달 초 본격 방송에 들어가는 인터넷TV(IPTV)를 책임져 왔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