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디스크 인수제안 철회
삼성전자가 미국 대형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샌디스크 인수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으로 급락했다.
22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1000원(-2.11%) 내린 50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50만원선마저 무너지며 52주최저가인 49만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주문이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는 물론 국내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폭주하면서 코스피는 하락폭을 확대해 한때 1100선마저 무너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엘리 하라리 CEO와 어윈 페더만 이사회 부의장에게 인수 제안 철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통보 서한에서 "지난 6개월간 삼성은 우호적인 합병 협상을 위해 노력했으나 샌디스크측 거부로 협상에 진전이 없어 인수 제안을 철회한다. 인수 제안이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위기를 비롯한 경제환경 악화와 함께 샌디스크가 3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실적개선 전망이 불투명해진 점이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철회한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샌디스크가 도시바와 합작을 위한 재협상에 들어간 점과 인력구조조정 계획이 샌디스크 기업가치를 추가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주당 26달러로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샌디스크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회사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로서는 자사 주주보호 차원에서 인수 철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올 5월 삼성전자는 샌디스크와 1차 만남을 갖고 우호적 인수 제안을 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샌디스크 지분 100%를 주당 26달러에 인수하겠다고 공개 제안했다.
그러나 샌디스크는 삼성전자가 인수제안서를 보낸 뒤 인수와 관련해 한 번도 접촉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이날 삼성전자가 인수 계획 철회를 발표하자 이같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았던 만큼 주가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오히려 도시바와 샌디스크 투자 축소로 2009년 낸드 가격 안정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