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선물증권거래소가 국제적 위상강화를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대만증권거래소의 모습. |
대만이 글로벌 자금시장으로의 편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는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의 기능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대만 증권거래소는 이를 위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유치 확대와 자국 증권거래소 통합, 그리고 지주 회사 전환을 진행중이다. 또 증시상장과 외국 거래소와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거래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프랑스 등 12개 국가와 상장지수펀드 유치 또는 상호상장(mutual listing)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푸본은 지난5월 중국샤먼(厦門) 상업은행 지분 20%를 인수했다. 타이페이에 위치한 푸본파이낸셜 본사 전경. |
지난 1월 대만의 자산 운용회사 푸본파이낸셜(富邦金控, Fubon Financial)은 MSCI(모건스탠리 주가지수,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있는 i-shares ETF를 대만통화 표시로 자국 거래소에 상장키로 합의했다.
지난달에는 푸본파이낸셜 자산사업부에서 운용하고 있는 4개의 ETS상품을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증권거래소는 도쿄 증권거래소 및 아부다비 증권거래소와도 각종 ETF상품에 대한 상호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하에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대만 KGI증권은 한국 삼성증권이 운용하는 ETF상품을 대만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으며 프랑스 은행인 소씨에테제네럴은 대만증권거래소에 대해 10개 ETF상품의 일괄상장을 제안한 상태다.
최근 대만에서는 연금제도 개혁과 자산운용시장의 규제 완화를 배경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쫓아 해외시장으로 투자 대상을 옮기면서 자본유출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만 증권거래소는 적극적인 해외 ETF의 도입과 도입 절차 간소화를 통해 투자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국내 증시의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상장지수펀드 거래가 도입된 후 대만에는 현재 6개의 ETF가 존재하며, 글로벌 증권시장 전체에서 운용자산 기준 7위에 올라있다.
한편 대만증권거래소는 올해 말 주식회사로의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현재 4개 해외증권거래소들과 사전협상을 진행 중이며, 증시 상장을 위한 재정자문과 글로벌 증권거래소들과의 전략적 제휴 체결 역할을 담당할 글로벌 투자은행을 물색하고 있다.
또한 대만선물거래소와 중소기업전용시장(GreTai Securities Market), 대만증권예탁결제원(Taiwan Depository & Clearing Corp.)을 통합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증권거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비용축소를 도모할 예정이다.
통합과정이 완료되면 대만증권거래소는 약 25%의 지분을 해외 증권거래소에 매각하게 된다.
대만증권거래소는 증권거래소나 투자은행에 대해 보다 많은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상호 제휴관계 강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이미 대만증권거래소에 지분 매입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독일거래소(Deutsche Borse), 나스닥(Nasdaq)등과도 전략적 제휴 추진을 모색 중이다.
대만 선물거래소 역시 대만 선물 시장의 성장 및 글로벌 선물 거래소로의 도약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1998년 개설된 대만 선물거래소(TAIFEX)는 선진국 및 아시아 신흥시장국간 요충지로서의 지리적 이점 및 국제화된 거래시스템 등에 힘입어 거래량 기준 세계 20위권의 선물거래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대만 금융당국은 대만 현지에서 선물거래중개회사를 설립한 외국계 금융기관에 한해서만 영업을 허가하므로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대만에서 거래되는 선물거래 중 약 3%만이 해외거래소 선물로 싱가포르, 미국, 일본 선물거래소에서 상장된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선물거래소 전체 거래대금 중 외국인의 비중은 약 5.4%로, 우리나라 KOSPI200 선물의 3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대형 선물 거래소들이 글로벌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증권거래소도 글로벌 선물 거래소로의 도약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거래비용 절감을 통한 거래량 증대를 위해 지수선물에 대한 거래세율을 60%에서 20%로 대폭 삭감했다.
대만선물거래소는 해외금융기관의 대만 금융시장 진출 촉진을 위해 국제거래기준 채택 및 해외거래소와의 협력강화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만 금융당국은 하나의 계좌로 다양한 선물거래를 할 수 있는 총괄계좌(omnibus accounts)의 사용을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외국계 금융기관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거래소간 인수합병과 자본제휴 등 재편 움직임이 확대되어왔다. 이에 비추어 볼때 향후 아시아 지역에서도 다양한 거래 플랫폼과 채널 확보 차원의 전략적제휴를 통한 글로벌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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