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에서 5.00%로 0.25% 인하한 데 대해 산업계는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금리 인하로 원화 유동성 공급이 늘고 경기 둔화세를 억제할 수 있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하폭이 크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현재 환율 불안과 물가 상승 등이 겹친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전체적인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대형 은행들이 서로를 불신해 자금 경색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성호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물가가 너무 오른 상태라 금리 인하는 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만 금융기관들이 자금줄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자금 융통에 협조했으면 좋겠다"며 자금 경색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유동성 부족이 심각한 데 이번에 한은이 금리를 낮춰 금융비용 부담이 덜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조 본부장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는 했지만 현재 대출 만기 연장시 적용되는 금리가 20%를 넘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으려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한은이 신속하게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자금 경색 해소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작은 규모라도 신속하게 움직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건설업계는 금리 인하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금리가 떨어지면 계약자의 중도금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택 구매 심리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개발사업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아 당장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금리보다 심리적 공황 상태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미분양 물량 해소나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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