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악재에도 주가 급등락"
증시침체에 근거없는 괴소문까지 겹쳐 주가가 급락하는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시장에는 삼성투신이 운용하는 삼성생명 아웃소싱펀드에 두산과 금호그룹 주식을 전량매도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삼성측은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으나 폭락장세 속에 두산중공업(-15.00%) 두산인프라코어(-14.97%) 두산건설(-14.17%) 금호산업(-14.29%) 금호석유(-14.92%)를 비롯한 관련종목이 급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효성이 인수한 진흥기업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추가자금 투입과 재매각설이 제기됐다. 효성측 부정에도 이 회사 주가는 일주일새 25% 가량 급락했다.
9월위기설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 초에는 일부 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기승을 부렸다.
두산그룹을 시작으로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동부그룹이 유동성과 관련한 각종 소문에 시달리면서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루머는 유동성 위기에서 기업 실적으로 옮겨가 LG전자가 휴대전화부문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통화옵션상품(키코)에 가입한 일부 기업이 부도 위험에 처했다는 소문이 투자자 사이에서 무차별적으로 퍼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코에 가입하지도 않았는데도 투자자로부터 우려 섞인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장도 안 좋은데 투자자에게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루머가 난무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투자자가 소문만 믿고 투매에 나설 경우 오히려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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