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속 타는 전자업계

2008-10-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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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대출기업 상환금 크게 늘어 =세계시장선 장기적 ‘호재’ 단기적 ‘악재’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환율증가세가 매일 기록적인 상승을 기록하면서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엔화 마저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하고 있는 전자업계 마저 ‘곡성’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이어 엔화 역시 100엔에 1300원대으로 오르면서 부품, 원재료 등의 구매가가 폭등함에 따라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들의 수출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품과 원자재 등의 구매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일본에서 부품 수입을 하는 기업들이 대출금리가 싸다는 이유로 엔화로 대출을 했지만 금리급등이 이어지면서 상환금이 크게 늘자 갚을 능력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3월 한시적으로 만기를 연장해 줬지만 결과적으로 상환금액을 더 늘리는 꼴이 돼 버렸다. 비록 지금 당장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 폭등세가 계속될수록 외화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 가운데 반도체와 LCD 설비, 카메라 렌즈 등 부품과 원자재, 설비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는 환 매칭과 구매선 다변화 등을 통해 단기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출 대금을 엔화로 수입하는 물품의 대금 결제에 사용하도록 환 매칭을 하고, 일본에 의존도가 높은 부품 등의 경우 구매선을 다각화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엔화 결제 비중이 1∼2% 안팎에 불과해 큰 영향을 없지만 일부 부품의 수입단가가 오르는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휴대전화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 일부 부품의 구매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엔화로 이뤄지는 수금과 지불의 결제 규모 차이가 거의 없어 자연헷징( Natural hedging)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대우일렉의 또한 주력 제품인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경우 국내 구매선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엔화 상승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평판 TV 세트 등 영상가전의 경우 영향권에 들어있어 엔화 강세로 인해 부품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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