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폭등으로 외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경우 외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한 건수가 지난 달 말 현재 384건, 금액으로는 1183억원에 이른다.
이 상품은 지난해 9월21일 출시됐으며 원화대출로 갈아탈 경우 금리를 1%포인트까지 감면해준다. 또 전환시 기한 전 상환수수료나 별도의 전환 비용도 면제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원화대출로 전환한 기업 중 대부분이 기존에 엔화대출을 받았던 기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통화전환옵션부 대출 가운데 대출 통화를 원화로 전환한 경우가 지난 달 말 현재 607억원으로 전월 대비 139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화 전환 실적은 7~8월 간 14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환율이 급등하면서 전환 실적도 크게 늘어났다.
이 상품은 대출 기간 중 환율 변동에 따라 대출 통화를 달러화나 엔화, 원화로 무료 전환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 엔화대출 상환 기간이 연장되면서 외화대출에서 원화대출로 전환하는 건수가 줄어들었지만 최근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 같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헤지를 통해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조기 상환에 따른 기한 전 상환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395.00원으로 2개월 동안 무려 380원 가량 급등했으며 원·엔 환율도 100엔당 1395.28원으로 2개월 동안 100엔당 451.90원 올랐다.
예컨데 8월 초 엔화로 50억원을 빌린 경우 상환해야 할 원금이 두 달 새 74억원으로 24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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