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속 물가자극 우려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세계적인 금리인하 분위기 속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각국이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환율 폭등세를 고려할 때 금융당국이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달려 환율이 1400원 직전까지 치솟은 가운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자칫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금리인하 잇따라=호주 중앙은행은 7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6%) 인하했다. 이어 8일은 홍콩이 1%포인트(2.5%), 이스라엘이 0.5%포인트(3.75%) 인하에 나섰다.
미국 FRB는 이미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논의했고 유럽중앙은행(ECB) 가이 콰덴 정책위원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해 유럽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조짐이다.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보다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각국 통화완화 공조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동결 가능성에 무게=최근 환율 폭등세는 금통위 선택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국가 금융상황 또한 미국이나 유럽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한국 지표는 호주보다 인도네시아 쪽에 가깝다.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신용불안에 잘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여 금리가 동결될 것이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장재혁 채권매니저는 "원화가 40% 가까이 절하된 상황이다. 금리인하를 해도 국제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적 금리인하 추세를 볼 때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국제공조, 국내 금융위기, 실물경제 경기둔화로 금리인하 명분이 커졌다. 10월 금통위가 그동안 물가안정에 쏠려있던 통화정책 무게중심을 경기 쪽으로 이동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