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전 및 송금거래를 하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 환율이 하락할 때를 기다리며 환전이나 송금을 미루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율이 요동을 치자 추가 상승을 우려한 고객들이 서둘러 환전, 송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창구에서 외국은행으로 송금된 외화액은 지난 6일 3200만달러로 전날보다 2배 늘었다.
송금 규모는 환율이 1200원대에서 1180원대로 떨어지던 지난 1일 1600만 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100만달러 줄어들었다. 이후 환율이 1220원대로 치솟은 2일에도 같은 규모을 유지했지만 환율이 1269.00원으로 폭등한 6일에는 배로 뛰었다.
외환은행 창구를 통한 환전 규모는 1일 1200만달러에 그쳤지만 2일에는 1700만 달러, 6일에는 2300만달러로 불어났다.
우리은행의 개인송금 규모는 2일 12만달러로 전날보다 130만달러 감소했지만 6일에는 1154만달러로 증가했다.
개인 환전실적도 1일 635만달러에서 2일 866만달러, 6일 1084만달러로 늘었다.
하나은행의 환전액도 1일 700만달러에서 9일 900만달러, 6일 1100만 달러로 확대됐으며, 송금 규모도 1일 5800만 달러에서 2일 8100만 달러, 6일 1억400만달러로 증가했다.
9월 위기설을 넘긴 후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이 환전과 송금을 미뤘지만 환율이 2일 이후 환율 급등세가 재개되면서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환전과 송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7일 10년 2개월만에 최대폭인 59.10원이나 폭등해 결과적으로 2일과 6일 환전, 송금한 고객들은 비용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은행권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급등이 단기적인 이상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환전이나 송금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기를 기다렸으나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가 계속되자 환율 추가 상승을 우려한 고객들이 외화를 환전, 송금한 것 같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환율이 하향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외화를 분할해 사들이거나 급하지 않다면 기다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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