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고정금리형 대출의 경우 최고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3년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3일 현재 전주 대비 0.14%포인트 오른 8.40~10.00%를 기록하며 최고 금리가 10%를 돌파했다.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5개월 간 무려 2.11%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3년 만기 금융채의 3일치 금리를 평균 내 정해진다"며 "최근 금융채 금리의 등락폭이 커 주택대출 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이번주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는 8.31~9.81%로 전주 대비 0.20%포인트 급등하면서 최고 금리가 10%에 육박했다.
우리은행은 전주 대비 0.21%%포인트 오른 8.64~9.74%를 기록 중이며 기업은행은 8.00~9.46%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고정형 주택대출의 기준금리인 은행채 금리는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권 원화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크게 올라 1일 현재 7.60%를 기록 중이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91일물 CD금리는 2일 현재 연 5.88%로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이번주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를 전주 대비 0.23%포인트 오른 6.99~8.27%고 고시했다.
기업은행은 6.90~8.40%로 0.10%포인트 인상됐으며 하나은행은 6.98~8.28%로 0.07%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전주 대비 0.05%포인트 오른 6.61~8.11%로 고시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6.75~8.05%와 6.65~8.25%로 각각 0.05%포인트 올랐다.
더욱 큰 문제는 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고 대출 만기가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대출자들이 견디지 못해 대출 자체가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주택대출 잔액은 올 들어 300조원을 돌파했으며 특히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주요 6개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은 9월 말 현재 177조66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조원 가량 급증했다.
약정만기가 10년 이상인 대출 비중도 지난 3년 동안 25% 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자가 고정형 7.9%의 금리로 1억원을 대출할 경우 연간 이자부담이 두 달새 200만원 가량 증가했다고 보면 된다"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체율이 6%를 넘는 저축은행 대출부터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대출금리 상승을 불러온 유동성 경색 현상이 내년에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가계와 금융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나 유동성 확대 등의 조치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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