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전자 부회장이 2006년 12월 취임 이후 매주 2~3번씩 임직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열린 대화’가 200회를 넘어섰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CEO'가 취임 22개월 동안 한달에 9차례 이상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것으로 회사 안팎에서는 남 용 부회장이 추구하는 수평적 리더십의 표본으로 평가하고 있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남 부회장은 2006년 12월 취임 이후 매주 2-3번씩은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전국의 사업장과 연구소를 방문할 때는 물론, 연간 70여 개국을 방문하는 해외 출장길에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 '열린 대화'의 자리는 꼭 챙기고 있다.
열린 대화는 격식이나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채 그냥 직원들이 궁금한 것을 물으면 남 부회장이 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보니 회사의 당면 이슈와 함께 주량, 인생관 등 개인적인 얘깃거리들도 자주 입에 오른다.
편한 분위기이다보니 좀처럼 입밖으로 꺼내기 힘든 얘기들도 곧잘 쏟아진다고 한다. 해외법인에 근무하는 한 현지 직원은 "아직도 한글로 작성된 이메일이 나에게 소외감을 불러일으킨다"고 고자질(?) 해 '시정조치'을 얻어내기도 했다.
LG전자는 사내 문서와 이메일 언어는 영어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도 영어와 한글을 병기토록 하고 있다.
남 부회장이 집착이랄만큼 대화에 매달리는 이유는 "표출되지 않은 고객의 목소리까지도 이해하라"는 직원들을 향한 그의 메시지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CEO에게는 직원들도 고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남 부회장의 영향으로 사내에서 열린 대화는 차츰 확산되고 있다. 팀장급 임원들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팀원들과 가슴을 연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CEO가 직접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