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 中 11곳 지분가치 줄어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평가손실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재계정보업체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대기업이 인수한 기업(인수대금 1000억원 이상) 16곳은 인수대금이 14조356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 9월말 현재 지분가치는 11조4842억원에 불과해 평균 20%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피인수기업 16곳 가운데 인수 당시보다 지분가치가 늘어난 곳은 5곳에 그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12월 대우건설 지분 32.54%를 2조9000억원에 인수했으나 건설업 불황으로 현재 1조4308억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롯데그룹은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지분 56.98%를 지난해 말 3526억원에 인수했지만 올들어 주가가 폭락하면서 현재 지분가치는 1989억원으로 줄었다.
SK그룹도 지난해 말 하나로텔레콤 지분 43.42%를 1조877억원에 샀으나 지금은 6414억원으로 평가손실이 41%에 달했다.
2005년 초 건설업체 우방(현 C&우방) 지분 52.88%를 사들인 C&그룹은 인수대금으로 3359억원을 썼지만 현재 지분가치는 225억원에 불과해 평가손실이 무려 93.3%에 달한다.
올 3월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을 인수한 현대차그룹도 반년만에 30.7% 손실이 났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2003년 이후 증시 상승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2005년 이후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M&A에 뛰어들었다. 피인수기업 몸값에 거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인수기업 주가가 급등했거나 비상장기업을 인수해 상장한 뒤 큰 이익을 낸 경우도 있다.
STX그룹은 2005년 1월 비상장기업이었던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4300억원에 인수한 후 지난해 9월 상장시켜 189.3% 평가이익을 올렸다. 현재 지분가치는 1조2441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도 2005년 7월 현대오토넷 지분 인수를 통해 현재 185.8%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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