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조정 및 관리계획 발표를 앞두고 그린벨트 해제 시기와 대상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환경훼손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이번 국정감사는 물론 사회적인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그린벨트 해제는 이명박정부가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비전과 정면 배치되는 만큼 야권의 집중 포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9일 정부는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방안'을 통해 도심과 도시근교에 서민용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수도권 도시 근교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그린벨트(100㎢)를 풀거나 산지ㆍ구릉지, 한계농지 등을 활용해 40만가구를 짓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이 나오자 야권과 환경단체는 물론 서울시도 즉각 반기를 들고 나섰다. 녹색연합은 "그린벨트 포기하는 녹색성장은 포크레인성장"이라며 비난에 나섰고 경실련도 개발족들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이 반영되면 향후 해제 여부에 관계 없이 수도권 그린벨트가 훼손될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도 지난 25일 논평을 내고 "신혼부부가 월세집, 전셋집에 사는 것은 도심의 직장 가까이에 내 집을 마련할 돈이 없어서"라며 "그린벨트를 풀어 임대와 전세주택 50만호를 짓고, 임기 중에 서민과 신혼부부의 무주택자를 없애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한나라당도 비난 여론을 의식해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3일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갖고 생태계를 훼손한다고 하는데 정확히 얘기하면 그린벨트가 아니라 창고벨트, 비닐하우스 벨트를 해제하는 것"이라며 "나무가 있는 곳이 아니라 이미 훼손돼 창고나 비닐하우스 등으로 전락해 더 이상 그린벨트로서의 의미가 없는 지역을 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튿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인 그린벨트는 집 있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숲이지만 집 없는 사람에게는 분노의 숲이라는 말도 있다"며 강경론을 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국토해양부는 아직 해제할 그린벨트 면적과 구체적인 위치를 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국감에서는 그린벨트 해제와 녹성성장이라는 모순된 논리를 정부가 어떻게 접합할지 주목된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