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동야(東亞)은행(BEA)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문으로 벌어진 고객들의 대대적인 예금 인출사태(뱅크런)가 금융 당국의 노력과 자사주 매입소식으로 하루 만에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지난 24일 자산규모 기준으로 홍콩 5위의 BEA가 최근 파산 보호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와 파산 위기에 처한 AIG에 자산이 물려있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는 '루머'가 확산되며 수천 명의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홍콩 전역 BEA 지점에 줄을 서 기다리는 혼잡이 빚어졌다.
사진: 24일 오후 BEA 유동성 위기설로 예금주들이 은행에 몰려들어 대대적으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BEA 관련 소문으로 은행간 대출금리가 치솟자 시장에 38억8000만 홍콩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했다.
조셉 얌 홍콩 중앙은행 총재는 "홍콩 은행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홍콩내 은행 예금은 안전하다"고 밝히고 필요하다면 은행 시스템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창 홍콩정부 재정사장(Financial Secretary)도 BEA의 재정 상태에 문제가 없으며 적절한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BEA의 데이비드 리 회장이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힌 것과 함께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이 BEA 주식을 매수했다는 소식은 혼란에 빠진 예금주들을 진정시키며 25일 오후부터 사태는 점차 안정세를 찾아갔다.
BEA 각 지점의 예금 인출 행렬도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24일 홍콩 증시에서 장중 한때 11.3%까지 폭락했다가 결국 6.86% 하락한 채로 마감했던 BEA의 주가도 25일 상승세로 돌아섰다.
자산규모 3966억 홍콩달러(약 59조원)의 BEA는 리먼브러더스에 4억2280만 홍콩달러(약632억 원), AIG에 4990만 홍콩달러(약75억 원)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존스뉴스와이어스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BEA가 '충분히 건강한' 유동성과 자금 상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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