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사장, "産銀 리먼 인수 제의 받았다"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공사(KIC)에도 손을 내밀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리먼브라더스 관계자들도 지난 6월 KIC를 방문해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영욱 KIC 사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리먼브라더스는 취임 전인 6월 KIC를 방문했으며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취임 후에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방문일 뿐 공식 요청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인수한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 수익률을 묻는 질문에는 "BOA가 주당 29달러에 사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정확한 주식교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메릴린치 주식 1주당 BOA 주식 0.8595로 교환하기로 했는데 어느 조건으로 교환할 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우리는 명목상 메릴린치의 4위 주주지만 2위가 펀드라서 실질적으로는 3위"라며 "하지만 메릴린치 이사회는 최대주주인 테마섹에도 얘기하지 않고 매각을 결정했으며 추후에 주총에서 승인을 받는 형식"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발 금융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전문가가 없으며 맞춰도 우연일 것"이라며 "투자은행(IB)을 경험했다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한 곳에서 근무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IB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만 금융은 유행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IB 시대가 올 것"이라며 "지금은 상업은행(CB)이 대세라고 하지만 대표적인 CB인 BOA도 20년 전에는 문 닫기 직전까지 몰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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