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가을 폭염에 가을 옷이 안 팔려요”
9월 들어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의류 매출은 여전히 늘고 있는 반면 가을 옷 판매가 ‘뚝’ 끊겨 백화점의 가을 의류 매장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 백화점의 가을 의류 매출은 이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매장을 가을 분위기로 전환하면서 가을 상품을 대거 진열했다. 하지만 늦더위의 기승으로 재킷, 니트류 등 가을 인기 아이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가을 상품의 매출이 품목별로 5~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황범석 상품총괄팀장은 "9월 들어 여성의류, 남성의류 등 가을 상품의 매출은 전년 보다 추석이 열흘 앞당겨지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많이 주었고, 특히 늦더위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1~13일 여성 정장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나 줄었고, 남성 의류는 5%나 매출 감소를 보였다.
신세계 백화점도 이달 들어 여성 의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7%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들은 가을 의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혼수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기온 변화를 고려해 단독 기획 상품, 혼수상품 등 단골 고객들의 목적구매 상품을 강화해 기온 변수를 피해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행사장을 통해 주방용품, 가전, 핸드백, 구두 대전 등 기온과 크게 관계없는 상품들의 대형 행사를 전개함으로써 따뜻한 가을 날씨를 피해갈 방침이다.
신세계 백화점도 여름 상품 중에서 늦여름과 초여름을 겨냥한 간절기 상품들을 중심으로 매장에 다시 입점 시키는 한편 가을 신상품 출시를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겨울 상품 출시를 앞당겨 가을 상품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을 신상품을 출시하느니 오히려 가을 아침과 밤에는 물론 초겨울에도 입을 수 있는 겨울 신상품을 조기에 출시해 짧은 가을로 인한 매출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올해는 산업 전반에 불어 닥친 불경기의 영향으로 추석 백화점들의 상품권 판매실적 마저 기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과 공기업 등 법인들의 상품권 구매가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상품권 구매가 지난해보다 10%가량 감소하면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3일까지의 상품권 매출이 지난해 대비 4% 신장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석시즌 때 24% 신장한 것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추석 때의 16.7% 신장에 비해 크게 줄어든 5% 신장에 그쳤고,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추석보다 2%가량 줄어든 9% 신장세를 보였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