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SK에너지 제2FCC공장 전경 |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동시에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불구하고 지상유전이라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 확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국영석유기업과 손을 잡고 석유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으로 인해 최근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출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추진됐던 정유 산업이 어느덧 시나브로 세계의 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가 치열한 국제 석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수출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석유제품 이제는 수출 ‘효자’
과거 국내 정유사 건설 목적은 사실상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국내에서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0~60% 이상을 해외에 판매하는 ‘수출’업종으로 변모했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23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새로운 기록(400~500억달러)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원유도입 비용으로 그동안 달러 먹는 하마로 불렸던 정유업계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과 함께 수출 효자업종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시장판도 변화, 내수↓…수출↑
고유가 영향으로 내수의 경우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반면 수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초고유가 상황 지속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올 상반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를 제외할 경우 2억2885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6.0%나 줄었다. 제품별로는 전년 동기대비 경유 6.9%, 벙커-C유 26.4%, 나프타 0.6%, 항공유는 6.1% 줄었고 휘발유, 등유 및 LPG는 각각 0.2%, 12.5%, 5.8% 증가했다.
경유의 경우 국내가격 급등에 따른 유류값 부담 가중 지속과 화물연대 파업 등 수송부문 사용량이 크게 줄면서(전년 동기 8.0% 감소) 6787만배럴을 소비했고 6월 한 달은 전년 동월대비 25.8%나 급감했다.
경유 소비자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ℓ당 1203.80원에서 올 상반기 1617.70원으로 34.4%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휘발유는 표면상 소폭 증가한 3025만배럴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휘발유 차량 증가로 인한 수송부문 소비 증가(전년동기 0.1%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ℓ당 1477.13원에서 올 상반기 1730.82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모습이다.
현재 휘발유 차량 보유대수는 지난해 상반기 802만8000대에서 올 상반기 821만5000대로 18만8000대가 증가한 상태다.
결국 차량 증가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도로부문 휘발유 차량 1대당 소비량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1~10월 가격은 0.2% 오르고 소비는 3.0% 증가했지만 지난해 11월~올 6월 가격은 16.5% 급등하고 소비는 마이너스 2.1%를 보였다. 부문별로는 전년 동기대비 산업 0.8%, 수송 4.5%, 발전 52.5% 줄어든 반면, 가정상업용은 5.8% 증가했다.
산업부문의 경우 부탄의 석유화학원료 사용 증가로 6월 소비가 전년 동월대비 3.1% 증가했지만 고유가 지속에 따른 나프타, 벙커-C유, 경유 소비 감소로 전년 동기대비 0.8% 감소한 2억1097만배럴을 소비했다.
수송부문도 제품가격 급등의 경유, 벙커-C유, 항공유 소비가 감소해 전년 동기대비 4.5% 감소한 1억2614만배럴을 기록했다.
발전부문 역시 고유가에 따른 벙커-C유 가격 상승으로 LNG 발전단가 대비 가격경쟁력 약화로 전년 동기대비 52.5% 대폭 감소한 800만배럴 소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