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라인이 구주운임동맹(FEFC)의 해체를 앞두고 독자적인 할증료 방식을 마련, 향후 구주항로 선사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구주항로 운임을 둘러싼 선사들의 ´눈치작전´이 본격화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극동-유럽항로, 유럽-중동-남아시아항로, 유럽 역내항로 등 유럽지역 3개항로에 대해 유가할증료(BAF) 부과 방식을 채택, 내달 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머스크라인은 항로별로 선박 규모, 연료 소모량, 환적, 소석률 등을 고려해 BAF 부과 요율을 계산하는 툴을 만들고, 이 툴에 유가 변동폭을 대입해 최종 할증료를 확정할 방침이다.
특히, 머스크라인의 움직임은 향후 FEFC 해체로 구심점을 잃게 될 구주항로 운항 선사들의 암묵적인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EFC 해체로 자유경쟁체제에 돌입할 경우, 선사들이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라인을 중심으로 운임수준을 맞춰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구주항로 운영선사들은 FEFC를 통해 운임, 해상화물, 배선 등 운송조건에 관한 협약 및 계약 등을 체결해왔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해운동맹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용했던 반독점법 면제특권을 해제함에 따라, 내달 중순이후부터 해운동맹 등을 통한 단체 행동이 금지된다. 또한, 선사 간 개별접속을 통해 운임, 배선 등의 정보를 교환할 경우에도 엄격한 처분을 받게 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과 관련한 정보교환이 제한돼, 향후 영업업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이미 자체적인 운임체계를 갖고 있어, 현재 혼란을 겪고 있는 타 선사들이 머스크라인의 방식을 따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향후 머스크라인의 움직임이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머스크라인의 움직임이 타 선사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별로 이미 각자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놓은 상태"라며 "머스크라인이 BAF를 0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시장상황 및 타 선사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상선을 비롯한 FEFC 소속 선사들은 해운동맹 해체에 대비, 선사별로 일찌감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부가요율 방식을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10월 한달간은 FEFC해체로 시장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며 "어쨌든 나중에는 선사들끼리 서로 눈치보며 운임수준을 맞춰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