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쇼크' 신용위기 재점화?

2008-09-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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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협상 결렬 미증시 급락, 다우 280포인트 빠져

미국 4위 증권사 리먼브라더스발 신용위기 '폭탄'이 터질 것인가.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분 매각 협상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리먼브라더스발 신용위기 확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리먼브라더스의 주가는 40% 이상 폭락하면서 1998년 10월 이후 10년래 최거치로 곤두박질쳤다. 이로서 올들어 리먼의 주가 낙폭은 80%에 달했다. 

   
 
사진: 리먼브라더스와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신용위기 사태가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리먼브라더스의 주가 폭락은 한국 산업은행과의 인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존스뉴스는 이날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산업은행과 리먼브라더스의 협상이 끝났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전문 케이블TV인 CNBC 역시 2개월 넘게 지속된 산업은행과 리먼의 지분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리먼브라더스와 산은의 협상이 깨지면서 리먼의 유동성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리먼은 일본의 노무라 홀딩스와 거대 사모펀드(PEF) 블랙스톤,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과 지분 및 자산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인데다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추가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MF글로벌 리서치의 닉 칼리바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리먼에 자금을 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리먼이 오는 18일 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증시에 또 다른 대형 악재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실적을 기록한 리먼브라더스의 손실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릴린치는 전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리먼의 3분기 주당순손실 예상치를 기존 3.94달러에서 6.5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월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 역시 리먼브라더스가 모기지를 비롯한 차입대출 부문에서 40억달러의 추가 상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년간 리먼브라더스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용평가기관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S&P는 이날 산은과 리먼의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리먼브라더스의 신용등급 하향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P의 스코트 스핀젠 애널리스트는 "리먼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자본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 단계 이상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현재 리먼의 장기 및 단기 채권에 대해 각각 'A'와 'A-'의 등급을 책정하고 있다.

이날 리먼 쇼크로 미국증시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280포인트 하락해 1만1230.73을 기록했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2.64%와 3.41%의 낙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리먼 악재로 금융업종의 주가 역시 폭락했다. 메릴린치 주가는 10%가 넘게 빠졌고 골드만삭스가 4.7%, 모간스탠리의 주가는 6.6% 빠졌다.


신중론자들은 리먼브라더스 악재가 불거지면서 미국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자 미국 정부의 총력적인 경기부양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 제공과 3%포인트가 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학 교수는 이날 CNBC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경제가 회복하기보다는 둔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3분기와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로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펠드스타인 교수의 전망이 맞는다면 미국 경제는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들어서게 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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